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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 vs 108위' 韓 성평등 지수, 발표 기관마다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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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8-19 18:00:00 수정 : 2020-08-19 16: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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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세계경제포럼(WEF)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별 성격차지수에서 지난해 한국의 순위는 153개국 가운데 108위에 불과했다. 9위 르완다, 16위 필리핀보다 한참 아래다. 반면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이 발표하는 2018년 성불평등지수(GII)는 189개국 가운데 10위, 성개발지수(GDI)는 5개 그룹 가운데 3번째 그룹에 속했다. 세계적 기구들이 발표하는 한국의 성평등지수가 10위부터 108위까지 극단적으로 차이나는 이유는 뭘까.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성평등 국제지수의 함의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개별 지수가 산출된 배경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성격차지수가 109위에 머문 이유는 여성의 지위·권한을 ‘수준’이 아니라 ‘성별 격차’만 측정하기 때문이다. 성격차지수는 경제활동 참가율, 추정 근로소득, 교육단계별 취학률, 여성의원 비율 등 14개 지표의 성별 격차만을 평가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남·녀 중학교 취학률이 동일하게 50%인 국가보다 남성은 100%, 여성은 98%인 국가가 더 불평등하게 평가된다.

 

한국의 성격차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부문은 건강 기대수명으로 2017년부터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글을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율 역시 1위였다. 반면 지난해 초등교육 취학률(여성 97.2%·남성 97.4%)과 중등교육 취학률(여성 97.8%·남성98.2%)은 절대 수치는 높지만 남성 취학률 상승폭(1.4%p)이 여성(09%p)보다 더 높아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입법자·고위 공직자·관리자 비율도 지난해 142위를 기록해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추정 근로소득 역시 121위에 불과했다.

 

이와 달리 UNDP가 발표하는 성불평등지수가 높게 나타난 데 대해 보고서는 “모성 사망비와 청소년 출산율이 낮게 나타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다만 청소년 출산율은 조혼 풍습이 있는 국가는 물론 성적으로 개방됐거나 미혼모 지원 제도가 잘 구비된 선진국에서도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 지표 모두 1인당 소득, 경제활동 참가율 등에서 한국의 성별 불평등이 심각했다. 보고서는 “건강·교육의 양적 측면에서 (한국은) 세계적으로 높은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단 경제활동 참가, 소득 수준, 전문 기술직 및 정치적 영역 진출 비율 등에 있어서는 여전히 상당한 성별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기에 종합 순위에 주목하기보다 격차가 발생한 지표별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세 지수 모두 명예 살인, 여성 할례, 강제 결혼처럼 여성의 생명·신체·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반영하지 못하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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